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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아나운서 '아오이 에리카'를 아시나요?

인공지능 아나운서 '아오이 에리카'를 아시나요?

 

 

인공지능 아나운서 '아오이 에리카'를 아시나요?

사람과 흡사한 외모에 유창한 언변까지 갖춘 인간형 로봇 '안드로이드(Android)'는 SF 영화의 단골 소재입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주여행, 로봇, 스마트폰 등 SF 영화 소재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는데요, 안드로이드 역시 곧 우리 곁에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방송사 일본TV는 1일 '아오이 에리카(A01 Erica, AI 01호기 : ERato Intelligent Conversational Android)'를 신입사원으로 채용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일본 오사카,교토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로봇입니다.

 

연구진은 아오이 에리카를 '인간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태어난 자율형 로봇'으로 소개합니다. 이를 위해 음성 및 명령인식, 질문에 맞는 답변 발화와 행동 등 고도의 인공지능 및 학습 기능을 적용했습니다.

 

그녀가 움직이는 원리는 단순합니다. 기존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축적한 데이터와 음성 인식 기술을 활용해 명령을 인식하고, 기존 학습 결과를 스스로 해석해 그에 알맞은 결과를 내는 것입니다.

인공지능 아나운서 '아오이 에리카'를

그녀는 2017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기술 전시회 인터비(Inter BEE)에 참가, 일본TV의 전시를 도왔다고 합니다. 이 인연으로 일본TV 아나운서 부문에 입사하게 됐다고 스스로를 소개합니다. 2017년 8월 4일생, 키 166㎝에 몸무게는 압축기와 제어 PC를 제외하고 48㎏이라고 하는군요.

 

그녀는 일본 TV에서 대화 기술, 발성법과 방송 언어 선택법 등 정식 아나운서 교육을 받게 됩니다. 실시간 스포츠 데이터를 대화에 적용하는 기술도 배웁니다. 중계를 염두에 둔 조치겠지요. 실제로 일본TV는 2020년 일본 도쿄올림픽 중계 현장에 아오이 에리카를 실전 투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벌써 방송 출연도 예정됐습니다. 그녀는 4월 4일 일본TV 인기 예능 프로그램 'PON!' 생방송에 출연합니다. 고정 방송도 진행합니다. 올 봄 BS일본TV 및 인터넷에 송출 예정인 '치루테레'에 출연해 영어 뉴스를 번역,전달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입니다. 그만큼 일본TV가 그녀에게 거는 기대는 큽니다.

 

일본TV에 입사한 그녀의 언변은 어느 정도일까요? 소개 영상을 보면, 아쉽게도 한참 더 공부해야 할 듯합니다. 이름을 묻고 답하는 단순한 질의응답은 쉽게 해내지만, 질문이 조금 복잡해지면 대답하는데 시간이 걸리는군요. 가끔 건네는 농담도 썰렁한 느낌입니다.

▲아오이 에리카 소개 영상. / 일본TV 제공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로봇이 인간을 닮을 수록 나타나는 거부감)' 현상도 여전합니다. 사진을 보면 사람과 흡사하고 제법 예쁘게 보이지만, 영상을 보면 움직임이(특히 눈꺼풀) 어색하고 동작도 굳은 모습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가진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직업 일부 혹은 전부를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지금도 패스트푸드점 혹은 마트에서 계산이나 주문 등 단순 업무는 인간이 아닌 로봇이 맡고 있습니다.

 

미디어 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증권가 시황, 스포츠 경기 결과 등 명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로봇이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로봇이 데이터로 쓰는 기사는 인간이 손으로 쓰는 기사보다 정확하고 더 빠릅니다. 기자의 주관이나 편견이 기사에 들어갈 가능성도 적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인공지능 및 안드로이드를 두려워합니다. 일터를 빼앗길 지 모르니까요. SF 영화 속 기술이 현실이 됐다면, SF 영화의 비극적인 미래 또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아오이 에리카에 대한 비난과 비판도 그녀의 SNS 및 유튜브 채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TV 및 아오이 에리카 개발진의 의견은 이와 사뭇 다릅니다. 일본TV 방송편성국장은 그녀가 창조성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라고 설명합니다. 인공지능과 방송의 독창성이 만나면 혁신적인 콘텐츠가 나온다는 것이 그의 의견입니다. 그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공존'하고 '확장'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아오이 에리카의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인공지능 안드로이드는 뉴스를 정확히 이해하고 또 읽을 수 있을까요? 고도의 사전 지식이 필요한 인터뷰도 가능할까요? 외국어 번역은 차라리 한결 쉬운 과제일 것입니다. 게스트 정보와 연예계 소식은 물론 유머 감각까지 겸비해야 하는 버라이어티 예능 MC를 인공지능 안드로이드가 맡을 수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

 

이런 과감한 시도가 부럽기도, 기대되기도 합니다. 많은 이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경계하고 비난할 때, 이들은 현실과의 융합 및 시너지 창출을 노렸습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기술 한계도, 비판할 여지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콜럼버스 이전에는 누구도 달걀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기초적일지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하더라도 꾸준히 도전하고 소비자에게 자신을 알리는 이 모습이 곧 기술을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문http://hub.zum.com/mediait/23359